pages · 223p.
size · 148x210cm
price · 8,000원
about · 2019년 여름, 서울 구립영등포노인복지관에서 팝업공간 ‘장롱다방’을 오픈했다.
"장롱 속에 꼭꼭 숨겨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"
70대부터 90대까지, 약 3개월간 어르신들께 차를 대접하며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. 여자로 태어나 배우지 못하는 설움에 가출하여 갖은 고생하며 서울에 정착했던 할머니, 젊은 시절을 엿장수로 살며 생계를 유지했던 할아버지, 북한에 살다가 38선이 그어진 후 목숨을 걸고 월남해야 했던 할머니, 많던 형제들이 떠나가고 홀로 남아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할머니, 먼저 둘째 딸을 하늘로 보내야 했던 어머니의 죄책감... 이 외에도, 우리는 겪지 못한, 지금과는 너무 다른 세상을 겪어낸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고, 대화집으로 엮었다.

이전까지 내게 ‘노인’은 대상이었는지도 모르겠다. 공경해야 하는 대상. 도와야 하는 대상. 공감할 수 없는 대상... 그런데 장롱다방 프로젝트를 진행하면서, 처음으로 노인을 ‘사귀’게 되었다. 사귐은 이야기를 듣는 것으로 시작되었다. 살아온 시절과 세월의 연륜이 다른 그들의 이야기. 아이도, 젊은이도, 중년도, 현재의 노년까지 모두 중첩된 그 이야기엔 아픔과 슬픔이 있었고, 기쁨과 충만과 서글픔과 지혜가 있었다. 그리고 그 이야기들은 내가 감당하기 힘든 아픔을 겪고 나자 더욱 선명해졌다. ‘겪음’이 주는 무게는 그렇게 다른 것이었다. 수많은 겪음을 지나 우리에게 들려준 그 분들의 이야기엔 힘이 있었다.
- 장롱다방 : 대화집 맺음글 中
기획 및 발행 · 해방해방(사만키로미터)
작업자 · 이연우
지원 · 선잠52, 서울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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